초등학교 2학년 아동인 P군의 어머니는 요즘 아들에 대해서 몹시 화가 나 있다. 매우 부산하고 산만하며 부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기 때문이다. P군은 학교에서 돌아오면 가방을 던져 놓고 집안을 이리저리 오가며 뛰고 사용한 물건을 정리할 줄 모른다. 어머니가 집안을 잘 정돈해 놓아도 P군이 집에 오면 몇 분이 지나지 않아 아수라장이 되어 버린다. 최근에는 P군의 부산한 행동으로 자주 학교에 불려가게 되었다. 담임교사의 말에 따르면, 수업시간에도 주의를 집중하지 못할 뿐 아니라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떠들며 옆에 앉은 아이를 건드리고 때리는 행동을 하여 수업을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인내심이 많았던 1학년 담임교사와 달리, 깐깐한 2학년 담임교사는 정상적인 수업이 불가능하므로 P군을 특수학교로 전학시키라고 말하고 있다. 며칠 전에는 P군 아버지의 직장동료 여러 명이 집에 방문하여 식사를 한 적이 있었다. 부모의 야단에도 불구하고 P군은 어른들이 식사하는 자리에 끼어들어 마구 음식을 집어먹고 어른들의 어깨에 올라타고 심지어 넥타이를 잡아당기는 등 무례한 행동을 하여 부모가 무척 난처하였다. 이러한 P군에게 야단을 치고 매질을 해 보아도 산만하고 부산한 행동은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다.
1.주요증상과 임상적 특징
P군의 경우처럼 매우 산만하고 부주의한 행동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자신의 행동을 적절히 통제하지 못하고 충동적인 과잉행동을 나타내는 경우를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 attention-deficit/hyperactivity disorder)라고 한다. 이 장애를 지닌 아동은 같은 또래의 아동에 비하여 현저하게 부산한 행동을 보이며 안절부절 못하고 충동적인 행동을 나타내기 때문에 가정이나 학교생활에 커다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진단/검사
1.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 장애의 진단은 아래 1)또는 2)번 중 한 가지일 때 가능하다.
1) '부주의'에 관한 다음 증상 가운데 6가지 이상의 증상이 6개월 동안 부적응적이고 발달 수준에 맞지 않는 정도로 지속된다.
-흔히 세부적인 면에 대해 면밀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거나, 학업, 작업, 또는 다른 활동에서 부주의한 실수를 저지른다.
-흔히 일을 하거나 놀이를 할 때 지속적으로 주의를 집중할 수 없다.
-흔히 다른 사람이 직접 말을 할 때 경청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흔히 지시를 완수하지 못하고, 학업, 잡일, 작업장에서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다. (반항적 행동이나 지시를 이해하지 못해서가 아님)
-흔히 과업과 활동을 체계화하지 못한다.
-흔히 지속적인 정신적 노력을 요구하는 과업(학업 또는 숙제 등)에 참여하기를 피하고, 싫어하고, 저항한다.
-흔히 활동하거나 숙제하는 데 필요한 물건들(예: 장난감, 학습 과제, 연필, 책 또는 도구)을 잃어버린다.
-흔히 외부의 자극에 의해 쉽게 산만해진다.
-흔히 일상적인 활동을 잊어버린다.
2) '과잉행동-충동'에 관한 다음 증상 가운데 6가지 이상의 증상이 6개월 동안 부적응적이고 발달 수준에 맞지 않을 정도로 지속된다.
-과잉행동 증상
-흔히 손발을 가만히 두지 못하거나 의자에 앉아서도 몸을 꼼지락거린다.
-흔히 앉아 있도록 요구되는 교실이나 다른 상황에서 자리를 떠난다.
-흔히 부적절한 상황에서 지나치게 뛰어다니거나 기어 오른다. (청소년 또는 성인 경우에는 주관적인 좌불안석으로 제한될 수 있다)
-흔히 조용히 여가 활동에 참여하거나 놀지 못한다.
-흔히 "끊임없이 활동하거나 마치 "자동차(무엇인가)에 쫓기는 것"처럼 행동한다.
-흔히 지나치게 수다스럽게 말을 한다.
-충동성 증상
-흔히 질문이 채 끝나기 전에 성급하게 대답한다.
-흔히 차례를 기다리지 못한다.
-흔히 다른 사람의 활동을 방해하고 간섭한다(예: 대화나 게임에 참견한다).
2. 장해를 일으키는 과잉행동-충동 또는 부주의 증상이 7세 이전에 있었다.
3. 증상으로 인한 장해가 2가지 또는 그 이상의 장면에서 존재한다. (예: 학교 또는 작업장, 가정에서)
4. 사회적, 학업적, 직업적 기능에 임상적으로 심각한 장해가 초래된다.
5. 증상이 광범위성 발달장애, 조현병, 또는 기타 정신증적 장애의 경과 중에만 발생하지 않으며, 다른 정신 장애 (예: 기분장애, 불안장애, 해리성 장애, 또는 인격장애)에 의해 잘 설명되지 않는다.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는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복합형: 지난 6개월 동안 진단 기준 A.1)과 A.2) 모두를 충족시킨다.
-주의력 결핍 우세형: 지난 6개월 동안 진단 기준 A.1)은 충족시키지만 A.2)는 충족시키지 않는다.
-과잉행동-충동 우세형: 지난 6개월 동안 진단 기준 A.2)는 충족시키지만 A.1)은 충족시키지 않는다.
치료
ADHD에는 약물치료가 효과적이다. 80% 정도가 분명한 호전을 보이는데, 집중력, 기억력, 학습능력이 전반적으로 좋아진다. 또 과제에 대한 흥미와 동기가 강화되어 수행능력이 좋아진다. 더불어 주의 산만함, 과잉 활동과 충동성은 감소되고, 부모님과 선생님에게도 잘 따르고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다. 하지만 약물치료로만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고 아이를 도와주실 수 있게 하는 부모 교육, 아동의 충동성을 감소시키고 자기조절 능력을 향상시키는 인지행동 치료, 기초적인 학습능력 향상을 위한 학습치료, 놀이치료, 사회성 그룹치료 등 다양한 치료가 아이의 필요에 맞게 병행되는 것이 좋다.
경과/합병증
미국 소아정신과학회의 통계에 따르면 평균 학령기 소아의 ADHD 유병률은 약 3~8% 정도이다. 남자 아이가 여자 아이보다 약 3배 정도 더 높고, 서울시와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시행한 국내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병률이 6~8%로 나타났다. 심각하지 않은 경우까지 포함하면 13%가 조금 넘는데 이런 유병률은 소아정신과 관련 질환 가운데 가장 높은 것에 속한다.
청소년기 이후 성인기까지 지속되는 경우도 30%에서 많게는 70%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보통 완치는 12~20세 사이에 주로 일어난다.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과잉행동 증상은 호전되나 집중력 저하와 충동조절 문제는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식이요법/생활가이드
ADHD 아동들은 충동적이고 산만한 행동 때문에 야단이나 꾸중과 같은 부정적인 얘기를 자주 듣게 된다. 따라서 주변에서 말 안 듣는 아이나 문제아로 평가되고, 스스로도 자신을 나쁜 아이, 뭐든지 잘 못하는 아이로 생각하게 된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아이는 더욱 자신감이 없어진다. 주의집중 결함이나 충동성 때문에 또래 관계가 힘들게 되고 또래에게 따돌림을 당하기도 한다. 또 학습 능력이 떨어지고, 여러 가지 행동 문제를 보일 수도 있다. 따라서 부모를 포함한 가족, 학교의 선생님이 교육을 통해 치료적인 환경을 조성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출처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지인의 아들이 ADHD 의심 증상이 있어서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었다.
아기였을 때부터 움직임이 많고 잠도 많이 자지 않았으며 계속해서 움직이는 아이였다고 한다. 지금은 작은 대안학교를 다니며 선생님과 함께 아이의 교육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친구관계에서는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한때는, 따돌림 문제로 학교를 옮길까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 였다. 그런데 지금까지 병원을 가거나 약을 먹어본 적은 없다고 했다. 진단 받고 약을 먹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조금 있어 보였다. 하지만, 약을 먹고 치료도 병행한다면 80% 정도 호전될 수 있다니 다시 생각해 볼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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