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아이가 기침을 심하게 해서 잠을 제대로 못 잤더니 몸도 무겁고 계속 졸린 것 같은 느낌이 드는 하루입니다.
친정 엄마도 불면증이 좀 있으셔서 수면제를 처방 받아서 드시기도 하고 여러가지 효과가 있다는 것을 시도해 보고 계신데, 그래서 오늘은 잠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우리는 매일 밤 주기적으로 잠을 잡니다. 우리 인생의 약 1/3은 잠을 자면서 보냅니다. 수면은 낮 동안에 누적된 육체적 피로를 풀어주고 뇌의 기능을 회복시켜 주며 불쾌한 감정을 정화시키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잠을 잘 자는 것은 육체적 건강뿐 아니라 심리적 건강의 주요한 징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렸을 때 언니랑 싸우고 울다 지쳐 잠들면 억울하고 서글프던 감정이 한풀 꺾이고 감정이 사그라드는 걸 느낄 수 있었는데요, 지금도 마음 속 갈등이 있을 때 자고 일어나면 한결 편안해 지는 것 같습니다.
수면의 기능
수면은 낮 동안 소모되고 손상된 신체와 중추신경계를 회복시켜 주는 기능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비REM수면은 주로 신체와 근육의 회복기능을 하는 반면, REM 수면은 단백질 합성을 증가시켜 뇌의 기능을 회복시킵니다. 특히 REM수면은 낮 동안에 학습한 정보 중 불필요한 것은 버리고 필요한 정보는 기억이 잘 되도록 재정리하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수면은 불쾌하고 불안한 감정들을 정화하여 아침에 상쾌한 기분을 가질 수 있도록 정서적인 정화기능을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아울러 신생아가 많은 시간 잠을 자며 REM 수면이 많은 것은 REM 수면이 뇌의 성장을 촉진하는 기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불면증
우리는 가끔 잠을 이루지 못하고 밤을 지새우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잠을 자고 싶어도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들이 지속되고 이로 인해 낮 동안의 활동에 심각한 장애를 받게 되는 경우를 불면증(insomnia)이라고 합니다. 불면증으로 진단되려면, 우선 수면을 시작하고 유지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거나 수면 후에도 원기회복이 되지 않는 수면이 적어도 1개월 이상 나타나야 합니다. 아울러 일상생활의 중요한 영역에서 심각한 고통이나 지장이 초래되어야 합니다.
한 통계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30~40% 정도가 한 해에 한 번 이상 불면을 경험하며 그 중에서 10~15% 정도는 한 달 이상 지속되는 불면증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대부분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는 시기에 불면증이 갑자기 시작됩니다. 압박요인이 사라진 후에도 불면에 대한 걱정 또는 불면자극과의 부정적인 조건형성 등으로 인해 불면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불면증도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여성에게 더 흔하게 나타납니다.
각성 상태는 생리적 각성, 인지적 각성, 정서적 각성으로 구분됩니다. 생리적 각성은 자율신경계의 과잉활성화로 인한 신체적 흥분상태를 의미하며 심장이 빨리 뛰고 근육긴장도와 체온이 높아집니다. 불면증을 지닌 사람들은 낮뿐만 아니라 밤에도 생리적인 각성수준이 높은 상태로 유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지적 각성은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이 계속되어 머리가 더욱 복잡해지고 의식이 뚜렷해지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오늘도 잠을 못 자면 어떻게 하나", "잠을 못 자서 내일 일을 망치면 어떻게 하나"와 같이 불면증에 대한 걱정에 몰두하여 오히려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정서적 각성은 정서적으로 고양되거나 흥분된 상태를 의미하는데, 불면증을 지닌 사람들은 사소한 일에도 쉽게 흥분하고 화를 내거나 예민하게 반응하여 정서적으로 쉽게 각성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한 가지 생각에 강박적으로 몰두하는 경향이 강하고 사소한 일에 과도하게 걱정하며 불안해 합니다.
이러한 성격특성이 불면증에 걸리기 쉬운 취약성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불면증의 촉발요인은 처음으로 불면증을 일으키는 스트레스 사건을 의미합니다. 흔히 이별, 사별 등의 개인적 상실경험과 관련된 스트레스 사건이 불면증 유발과 가장 관련성이 높으며, 다음으로 가족문제, 건강문제, 직업이나 일과 관련된 스트레스가 흔합니다. 이러한 스트레스가 사라지거나 적응하게 되면 불면증도 사라집니다.
불면증의 지속요인은 부적응적인 수면습관, 불면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 수면부족으로 인해 주간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있습니다. 밤에 잠을 자지 못하게 되면 낮잠을 자거나 자지 않은 상태로 오래 침대에 머무르게 되는데 이것은 침대와 각성상태가 연합되어 불면증을 지속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불면증과 그로인한 부정적 결과에 대해서 걱정하는 경향이 있는데 잠을 못 자서 내일 일을 망치게 될 것에 대해 몰두함으로써 각성상태를 높이게 되는 것입니다.
불면증의 치료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가 일반적인데요, 약물치료에는 벤조디아제핀계의 수면제가 주로 사용됩니다.
인지행동치료는 흔히 4가지의 요소로 구성됩니다.
첫째, 수면위생에 대한 교육으로서 숙면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이나 습관을 교육합니다. 예컨대 취침 전에 카페인, 니코틴, 알코올,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숙면을 방해하며 소음이나 불빛이 차단된 안락한 수면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둘째, 자극통제로서 수면을 유도하는 자극과 수면의 연합을 형성하고 강화합니다. 예컨대, 침대에서 깨어 있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침대와 침실은 수면을 위해서만 사용하며 낮잠을 자지 않게 합니다.
셋째, 긴장이완훈련으로서 불면을 초래하는 높은 각성과 긴장상태를 낮추기 위한 것입니다. 여러 가지 방식이 있는데, 팔다리가 무거워 진다는 중량감 훈련과 팔다리가 따뜻해진다는 온감훈련과 같은 자기암시를 통해 신체적, 심리적 이완상태를 유도합니다. 이러한 긴장이완훈련을 습득시켜 낮이나 밤에 잠자리에 들어 스스로 긴장이완을 통해 각성수준을 저하시킬 수 있도록 합니다.
마지막으로 인지적 재구성을 통해 수면을 방해하는 부정적인 신념이나 생각을 긍정적인 것으로 대체하게 합니다. 예컨대, 나는 매일 10시에 자야하며 그렇지 못하면 내일 일을 제대로 못할 것이다", "낮 동안에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은 밤에 잘 자지 못했기 때문이다"와 같은 생각은 불면에 대한 걱정을 증가시켜 높은 각성상태를 초래하게 됩니다. 이러한 생각을 좀더 적응적이고 현실적인 생각으로 변화하도록 유도합니다. 수면일지를 작성하여 실제 수면시간, 수면의 질 등에 대해서 현실적인 평가를 하도록 해서 불면증의 심각성을 확대하는 경향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확인함으로써 불면에 대한 걱정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현대이상심리학 권석만 저 발췌-
아이가 어렸을 때 '수면의식' 이란 걸 했던 기억이 납니다. 잠자기 전에 수면 환경을 만들어 주고 습관적인 행동을 반복함으로써 몸이 기억하게 하고 아이가 잠들게 하는 방법인데, 예를 들면 잠자는 시간을 10시로 하고 싶다면 9시 30분부터 침실 등을 미등으로 바꿔주고 침대 위에서 누워서 책을 읽어 주거나 감사했던 일 등을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생각이 많아져서 잠이 오지 않을 때에는 생각 보관함을 상상하고 거기에 지금 고민하던 것들을 일단 넣어둔 후 내일 아침 다시 꺼내 고민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잠그는 상상을 합니다. 그리고 호흡을 조금 길게 한다는 느낌을 갖고 몸을 이완하면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친정 어머니의 경우는 직업적 특성과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 호르몬 문제 등이 원인이 되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수면을 방해하는 부정적인 신념이 있지는 않은지 대화를 나눠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며 글을 마무리 합니다.
아마 각자의 수면 노하우가 있을 것입니다.
오늘 하루도 잘 마무리 하시고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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