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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 건강

해리성 정체감 장애, 나의 해리에게, 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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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세의 사회봉사요원인 M씨는 오른팔의 만성적 통증을 치료받기 위해 의사를 찾게 되었다. 그녀는 천식, 편두통, 비만증 등을 포함한 복잡한 병력을 지닌 환자였다. 그녀는 최면에 쉽게 걸리는 경향이 있으며 스스로의 고통을 자기최면으로 극복하는 방법을 배운적이 있다. M은 유능한 여자였으나 무미건조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10년 전에 이혼하고 현재는 재혼할 뜻이 없었으며 여러 병원에서 자원봉사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며 살고 있었다.

심리검사를 하는 동안, 그녀는 차의 연료가 가득 찬 상태로 퇴근을 했는데 다음 날 아침에는 연료가 반쯤 비어 있는 경험을 여러 번 했으며, 그녀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25~50km를 주행한 것으로 자동차의 미터기에 나타난 적이 있다고 보고했다. 좀더 자세한 면담에서, 그녀는 어린 시절에 관해서 많은 부분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통증치료를 위해 몇 달간 최면치료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잊어버린 기간에 대한 질문을 받자, 평소의 M씨와는 전혀 다른 목소리가 "이제는 나를 알아차릴 때가 됐는데"라고 대답했다. K라는 이름의 다른 인격이 밤마다 자신이 드라이브를 하며 기분전환을 했다고 진술하였다. M씨는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많았지만 K는 적대적이었다. 치료 도중에 6개의 서로 다른 인격이 등장하였으며 서로 간에 상당한 긴장과 반목이 있었다. 그들은 의식 위로 나타나기 위해 자주 경쟁하곤 했다. 치료 도중 한 인격은 자살하겠다고 위협을 했으며, 이에 대해 치료자가 다른 인격과 상의하려고 하자 이에 반대하기도 했다. 

M씨 안에 존재하는 어떤 인격은 어린 시절 아버지와 다른 사람들로부터 신체적, 성적 학대를 받았으며 또한 형제자매가 학대를 당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표현했다. 어머니는 자녀에게 학대를 덜 했지만 어린 M씨에게 집안일을 시키곤 했다고 했다. 

4년간의 심리치료 과정 속에서, M씨는 여러 인격들을 통합시켜 나갔다. 비슷한 성격들은 점차 통합되었지만, 여전히 부분적으로 해리상태가 나타났다.    <DSM-4의 사례집에서 요약발췌>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그린 실화 영화 <이브의 세 얼굴>

 

우연히 <나의 해리에게>라는 드라마의 요약된 영상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예전에 재밌게 보았던 드라마 <킬미, 힐미>에서도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다루었던 기억이 난다. 흔히들 다중인격장애라고 말하는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은 정말 드라마에서 표현한 것처럼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건지, 그리고 귀신들림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1. 해리성 정체감 장애의 진단기준

첫째, 한 사람 안에 둘 또는 그 이상의 각기 뚜렷이 구별되는 정체감이나 성격상태가 존재한다. 

둘째, 적어도 둘 이상의 정체감이나 성격 상태가 반복적으로 개인의 행동을 통제한다.

셋째, 일상적인 망각으로 설명하기에는 너무 광범위하고 중요한 개인적 정보를 회상하지 못한다. 

넷째, 물질(예: 알코올)이나 신체적 질병(예:간질)의 직접적인 생리적 효과로 인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 

 

2.원인과 치료

해리성 정체감 장애는 아동기의 외상경험과 관련되어 있다는 주장이 많다. 이 장애의 환자들은 아동기에 신체적, 성적 학대를 경험한 경우가 매우 많다. 프로이드는 해리장애를 주로 억압이라는 방어기제로 설명했다. 행동주의적 입장에서는 학습에 의해서 습득된다고 본다. 즉 개인이 스트레스가 심할 때 평소와 다른 사회적 역할을 선택하여 행동하고 그 결과가 보상적이면 유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새로운 역할의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본다. 특정한 상황에서 그런 역할에 몰두하게 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Hilgard에 따르면, 개인이 외상적 경험을 할 경우 일부의 하위 인지체계가 다른 인지체계와의 연결이 두절되어 고립된 상태에서 집행적 자아에 의해 통제되던 기존의 현실적 경험과는 다른 독자적인 자기의식, 기억, 행동이 나타나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해리상태에서는 인지체계가 각기 서로 다른 시기에 활성화 된다. 즉 한 인지체계가 의식 속에서 기능하면 다른 인지체계는 의식 밖으로 밀려난다. 

해리성 정체감 장애의 주된 치료목적은 여러 인격간의 통합을 통한 적응기능의 향상이다. 이를 위해 첫째, 환자와 치료자 간의 견고한 치료적 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 다른 인격들과도 긴밀한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둘째, 과거의 외상경험을 드러내고 정화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즉 각 인격이 지니고 있는 과거의 고통스러운 경험을 그 인격이 견딜 수 있는 방법으로 드러내고 감정을 표현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인격들 간의 원활한 협동을 이루도록 유도한다. 인격들이 치료자와 안전한 관계를 체험하고 외상적 경험을 정화하게 되면 하나로 합쳐져 통합을 시도한다. 효과적이 심리치료는 그동안 상실된 것을 회복시켜 주며 환자로 하여금 조각난 것을 모아서 새롭게 형성된 자기를 위해 기초가 되는 연대기적 이야기나 자서전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권석만 저 현대 이상심리학 발췌

 

드라마에서도 주인공들이 어린시절 트라우마를 겪었던 걸 알 수 있다. 그 결과 일차적 인격은 수동적이고 의존적이며 우울하거나 죄책감을 지니고 있다. 교체되는 인격들은 다른 이름을 지니고 있고 일차적 인격과는 대조적인 성격을 지니는 경우가 많다. 해리성 정체감 장애의 모습이 잘 표현된 것 같다. 그리고 주인공의 트라우마가 치유되게 되면서 다른 인격이 통합되어 가는 것도 그려졌었다. 앞으로 <나의 해리에게>라는 드라마도 주변인물과의 치료적 관계가 형성되면서 어린시절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통합되어 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해리성 정체감 장애가 다소 공포스럽게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귀신들림, 빙의' 현상을 연상하게 해서 인것 같다. 심리학에서는 <신병>이라고도 하는데 초기 단계에 주로 불안과 신체적 증상(무력감, 어지러움, 두려움, 식욕부진, 불면증, 소화불량)을 호소하며 조상의 영혼에 의해 빙의 되거나 해리증세를 나타낸다. (APA, 1994) 흔히 여러 가지 치료에도 증세가 없어지지 않으며 신체화 장애, 불안장애, 해리장애, 정신증과 같은 다양한 증상을 복합적인 형태로 나타낸다.  해리 증세가 비슷한 면이 있으나 신병은 좀더 복합적인 문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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